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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이상하고도 놀라운 법들– 문화가 다르면, 법도 다르다

by meoktae 2025. 4. 16.

법은 흔히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세계 곳곳을 들여다보면, 국가마다의 고유한 문화와 생활양식이 법으로 녹아들어 있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때로는 너무 독특하고 예상 밖이라 “정말 이게 법이야?”라는 반응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이런 기묘한 법들은 왜 생겨났을까? 단지 엉뚱해서라기보다는, 그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나 질서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유쾌하게 회자되는 ‘이상하고도 놀라운 법’ 몇 가지를 살펴보고, 그 배경에 담긴 문화적 의미도 함께 들여다보려 한다. 당신이 해외여행 중 이 법들을 모르고 어겼다간, 웃지 못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의 이상하고도 놀라운 법들– 문화가 다르면, 법도 다르다
세계 각국의 이상하고도 놀라운 법들– 문화가 다르면, 법도 다르다

스위스: 밤 10시 이후 변기 물 내리면 안 된다?

스위스의 일부 주거 지역에는 밤 10시 이후에 변기 물을 내리면 이웃에게 소음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물 내리는 행위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특히 공동주택이나 방음이 약한 건물에서 더욱 강조되며, 법적 강제는 아니지만 실제 집주인이나 아파트 규약을 통해 시행되기도 한다. 왜 이런 규정이 생겼을까? 스위스는 소음에 매우 민감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밤에는 세탁기 사용이나 샤워도 자제해야 하며,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이처럼 개인의 평온한 생활권이 집단의 핵심 가치로 여겨지며, 법적 규제나 자치 규약으로 발전한 사례다.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과도하게 엄격해 보일 수 있지만, ‘타인의 수면과 일상’을 존중한다는 공동체 의식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싱가포르: 껌을 씹는 것도 불법?

“껌을 씹으면 체포된다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부분적으로 맞다’다. 싱가포르는 1992년부터 껌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무단 반입 시 벌금 또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단, 치과 치료용 또는 니코틴 패치처럼 의약 목적의 껌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 법은 왜 만들어졌을까? 1980~1990년대, 껌을 공공장소나 엘리베이터, 지하철 문에 붙이는 행동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결국 사회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 인식되면서 강력한 대응이 시행됐다. 당시 리콴유 총리는 “작은 무질서가 큰 무법으로 이어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청결과 질서 유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동시에 개인 자유에 대한 국가 통제가 비교적 강한 나라로도 평가된다. 작은 껌 하나에도 국가 철학이 투영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덴마크: 아기 이름도 정부가 정해준다?

덴마크에서 아기 이름을 마음대로 지을 수 없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덴마크 정부는 ‘허용된 이름 리스트’를 운영하며,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이름을 엄격히 관리한다. 현재 18,000개 이상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으며, 목록에 없는 이름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법의 목적은 단순한 간섭이 아니다. 아이의 복지와 사회 통합을 위해, 발음이 너무 어렵거나 놀림거리가 될 수 있는 이름, 또는 성(姓)과 혼동되는 이름을 피하게 하려는 취지다. 또한 지나치게 창의적인 이름으로 아이가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예방책이다. 실제로 과거 ‘Monkey’, ‘Pluto’, ‘Anus’ 같은 이름을 신청했다가 거절된 사례도 있다. 문화적 자율성을 중시하는 다른 나라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이름도 사회적 책임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는 법이다.


이상하고도 기묘해 보이는 법들은 사실상 그 나라의 ‘정상(normal)’을 보여주는 창문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법조항도, 그 사회에서는 오래된 관습이나 가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즉, 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문화와 생활양식, 사회적 합의가 집약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한 국가의 법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삶의 방식, 중요시하는 가치, 문제 해결 방식 등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상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법이 생겼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세계를 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그리고 그 시야는,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고 문화 간 소통을 더 깊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